진정한 힐링을 체험했던 진해 대광사 (임**)   2013-06-20 (목)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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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힐링을 체험했던 진해 대광사

 

나는 요즘 평일이건 주말이건 여유 있는 시간이 있으면 진해 편백숲속 나들이 길을 찾는다. 그곳에 가면 숲속이 마치 아름다운 천국처럼 느껴지기도 하거니와 살아있다는 것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산의 정취에 흠뻑 빠진다. 그것은 대광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하게 되면서 절 뒤편에 편백숲 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부터다. 그때 대광사에서 받은 위로와 마음의 치유가 편백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와 함께 어우러져 그곳에서 진정한 힐링을 받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난 4월초 진해군항제가 시작될 즈음, 고2가 된 큰 딸이 학교 자퇴를 하면서 나는 거의 패닉상태였다. 딸의 마음을 안정시켜줄 목적으로 대광사에 템플스테이를 신청했는데, 그 전에 미리 스님을 만나 뵙고 딸의 상태를 알려주면서 잘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했었다.

“보살님이 매일 절에 와서 1시간씩 절을 하세요. 내가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딸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직 방안에서 컴퓨터와 폰만 보면서 세상과 담을 쌓아가길래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싶어서 답을 구했는데, 딸은 그저 당분간 아이가 원하는 대로 두고, 나만 절을 하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어떤 의미인지도 모른 체, 일단 시키는 대로 해야 될 것 같아서 무조건 한다고 했다. 그런데 내가 가톨릭 신자라며 잠깐 망설이니까. 종교와는 상관없으니 그냥 하라고 했다.

처음에는 쉬지 않고 시키는 대로 했다. 가톨릭 신자로서 절 법당 부처님 앞에서 절을 한다는 게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아이와 내가 살길이라 생각하며 하루, 이틀 그렇게 절을 해 나갔다.

처음에는 절을 하면서 계속 눈물만 흘렸다.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그저 서러운 마음을 절을 하면서 조금씩 비워냈다. 일주일쯤 지나자 내 안의 모습도 차츰 보면서 가슴에서 울려오는 메시지도 들을 수 있었다. 아이 문제는 단순히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었고, 나의 내면으로부터 시작되었고, 내 안의 상처와 분노, 집착이 아이에게 불안정한 정서로 대물림되는 것 같았다. 아이에 대한 미안함. 나에 대한 연민과 위로, 남편에 대한 서운함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서 눈물로 분출되는 것 같았다.

스님께서 왜 내게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조금 알 것도 같았다. 물론 스님께서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꾸준히 절을 하지는 못했다. 아이가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면서 한동안 못가다가 다시 절에서 스님을 만났는데, 아이의 입원 소식을 듣고는 내일이라도 시간 되면 병원에 같이 가보자고 했다. 불교 신자도 아닌 내게 다른 대도시의 대학병원까지 같이 가주겠다고 말씀을 하셨을 때는 그 따뜻한 마음에 가슴이 뭉클했다.

대광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할 때도 방이 뜨끈뜨끈해서 마음까지 따뜻해졌다. 딸과 나는 휴식형을 선택했는데, 편안하게 독서도 하고, 편백숲길을 산책하면서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템플스테이를 체험한 뒤로 대광사에 자주 들렀는데, 아이 문제로 너무 힘들어서 식사조차 제대로 못할 때- 나는 한 끼만 굶어도 배가 고파서 죽는 줄 아는 사람이다. 절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그게 나의 하루 식사였다. 굶은 상태에서 밥을 먹어서 그런건지, 정말 정성이 들어간 음식이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맛있게’ 먹었다.

평소에 가톨릭 신자로 살아온 나로서는 절에 별로 관심도 없었고, 어쩌다 관광차원으로 절에 들러도 합장조차 해 본적이 없다. 대광사 주지 스님께서는 내게 부처님의 자비가 어떤 것이고, 예수님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새삼 깨우쳐주신 분이다. 내가 가장 힘들 때 아무 조건없이 아무 안면도 없는 상태에서 그 바쁜 시간을 쪼개서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내게 삶의 방향을 알려주신 분이기도 하다. 온 마음으로 주지스님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편백과 나(2013.06.22) 
편백과 나(외국인 2013.5.12-13)